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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Minds

국내 인터넷 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인가?

요즘 들어 문득 국내 인터넷 업계가 불황이란 생각을 하곤했다.

물론 잘나가는 어떤 회사는 사상 최대 매출도 올리고,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서비스의 부재(솔루션도 마찬가지..)에 의한 전반적 침체는 상당기간 지속되고 있는 듯 하다.

작년의 경우 몇몇 소규모 회사들이 Web2.0이라는 트랜드에 맞춰 새로운 개념(이것도 결국 원 서비스를 리메이크 또는 모방한 것들이 많다.)의 서비스들은 내놓았지만, 이미 독과점 형태가 되어버린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평가는 그렇다고 쳐도, 평가를 받기위한 시도 조차 별로 없었다는 것은 향후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어떤 식으로든 부정적 영향을 끼칠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업계가 침체되는 첫번째 이유는 국내 시장이 물리적으로 협소한데 있다고 본다.
인터넷 사용자가 결국 한계에 도달했다는 얘기다.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성장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상승 곡선이 확연히 꺽임으로 인한 영향이 작지 않다고 본다. 한국어를 사용한 서비스는 결론적으로 이런 한계가 있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영어등 사용인구가 많은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혹자는 그들과 우리가 문화가 달라서 대한민국안에서 아무리 만들어봐야 호응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용자는 경험의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기본적 니즈에서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특화된 부분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인터넷 서비스가 어떻게 한번 만들면 바꿀 수 없는 고정된 제품이 될 수 있나? 당연히 계속 진화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만들면 당연히 영어등이 능숙하지 못하니 어색한 부분도 많고 그럴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핵심은 아닌것 같다.

두번째는 선두(독점적 지위를 통한 시장 자금의 독식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들이나 자본(VC등)이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에 대한 태도에 있다고 본다. 자본규모가 작은 것이 이유일 수도 있으나, 가치있다고 평가되는 것들에 과감히 투자해주고 사주어야 한다. 그러나, 큰회사는 큰회사대로 인하우스 개발을 고집하고, 자본은 자본대로 소극적 투자를 하다보니 벤쳐들은 기본적인 생존 조건을 갖추지 못해 주저앉는 경우가 많다. 물론, 모든걸 다 투자 해주고 사주라는 건 아니다. 적어도 그렇게 못해줄 것이면, 죽이진 말았으면 좋겠다.

세번째는 서비스들이 자생력이 부족하다. 두번째와 맞물리는 것이지만, 스스로 존재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이 실제 매출이든 사용자 규모이든 자신들의 제품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줄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자신들의 제품이 새로운 개념이고,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있다고 해도 결국 그것을 써줄 시장에서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제품이 아닌 작품이 되는 것이다.

네번째는 한동안 대한민국 인터넷에 전설이 없었다. 90년대 중반이후 많은 인터넷 스타들이 탄생했다. 하루아침에 수백억 부자가 되거나, 참여한 제품에 의해 개인적인 가치가 상승한 스타들이 있어 새로운 인재들이 인터넷 업계로 많이 진출해다. 그 결과가 지금까지의 시장성장에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2002년 이후 그런 스타들이 없었다. 그러니 좋은 인재들이 인터넷 업계로 오지 않는다.(이것은 절대적 수치를 얘기하는 것이지, 어떤 그룹을 평가절하 하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 많은 분들이 사람뽑기 어렵다, 사람이 왜 이렇게 없냐?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그만큼 인재풀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더불어 독과점이 심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심심치않게 "네XX가 있는 한, 대한민국 인터넷에선 할게 없다."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부정하진 않는다. 그러나, 이대로 굴복한다면 결국엔 전반적인 업계가 위기를 맞게 될것이고(네XX 마저도 결국 이 악순환에 들어갈 것이다. 그것이 단지 시간의 차이가 날 뿐이다.) 대한민국 인터넷은 고립되거나, 붕괴될 것이다.

업계에 있는 한 우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제품으로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특히 첫번째에서 얘기했던 좀더 확대된 시장을 타겟으로 한 시도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해보지도 않지 않나? 오히려 경험이 풍부한 대한민국 사용자의 입맛맞추는게 나는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아침에 문득 답답한 생각이 들어서 그동안 머리속에서 맴돌던 것들을 주저리주저리 글로 옮겨놓아 근거도 논리도 없지만, 적어도 정체되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정도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이런것이 그냥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사람의 불평이었으면 좋겠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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