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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Job

능동적 사용자? 수동적 사용자? 누구를 위한 서비스를 만드나..

터넷 서비스를 만들다 보면, 일반적으로 특정 계층(흔히 얼리어뎁터 라고 하는)에 포커싱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렇게 하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사용자(Core user)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인 것은 상식적인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터넷 서비스라는 것은 결코 특정 계층에 포커싱되어서는 평범한 대부분의 사용자의 입맛에 맞추기는 어렵다는 것을 경험에 의해 알고있다.

로그 서비스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생각해보자.
많은 기획자 또는 개발자들은 블로그는 글을 쓰는(포스팅하는)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만든다.
하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블로그는 읽기위한 서비스일 것이다.
즉, 평범한 사용자가 블로그를 쓴다는 것은 그저 읽을 거리가 많은 사이버 공간으로서의 효용성이 큰것이다.
RSS나 Trackback 같은 유용한 도구들은 그런 평범한 사용자들에게는 암호와도 같은 것이다.
내 주변(그래도 인터넷으로 밥먹고 사는 사람들이 모여있다)에도 RSS reader를 사용해서 블로그를 구독하는 사람의 수가 30%을 넘지 않는다.
많은 사용자들은 아직도 검색포탈등이 제공하는 정재된 포스트를 신문기사 읽듯이 소비할 뿐이다.
어쩌면 twitterme2day같은 한줄 블로그는 일반적인 블로그와 같은 읽을 거리로서의 가치가 크지 않다는 것이 아마도 현재 제일 큰 약점일 수도 있겠다.
이런 한줄 블로그가 바탕에 깔고 있는 SN적 의도는 애초에 기본 기능의 난해함(?)에 묻혀버린 꼴이다.
더불어 많은 사용자들이 블로그라는 공간을 새로운 컨텐츠의 생산공간이라기 보다는 누군가 생산한 컨텐츠를 스크랩하거나, 재유통(펌블로그)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도
이런 다수의 사용자들이 애초의 의도와는 다른 방식의 서비스 이해와 사용을 보여주는 현상일 것이다.

로그 처럼 수박 겉핥기 식으로 SNS를 생각해보자.
SNS는 사용자간의 관계 형성을 시발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한 서비스 모델로 각광 받고 있다.
저멀리 facebook 이 그렇고, 얼마전 한국에서 오픈한 myspace 가 그렇고, 가까운 cyworld (얼마전 포털로 변신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 그렇다.
사실 SNS의 매력은 기존의 관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관계가 엮이면서 Virus가 전염되듯 사용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고 다시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는 생명체의 세포 증식과 같은 성장의 재미에 있다고 생각한다.
관계라는 핵심적 의도를 위해 Trigger가 될만한 아이템을 찾아내는 것이 아마도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어떤 서비스는 사진을 어떤 서비스는 음악을, 또 어떤 서비스는 여행을... 아직도 많은 서비스들이 자신들이 선택한 그 아이템이 정말 Trigger가 되길 바라면서 고군분투하고있다.
그런데, 새로운 SNS들에게 기존 SNS들은 아주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관계의 이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라면, 무리를 이끌고 옮길 수 있겠지만, 그것도 그 무리가 대부분 적극적이고 능동적일때 효과가 있을 것 이다.
보통의 수동적 사용자가 던지는 왜? 라는 질문에 답을 제시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Cyworld를 쓰던 사용자가 그곳의 관계를 모두 버리고 다른 SNS를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다만, 새로운 관계를 위해 또하나의(Another) SNS를 선택할 가능성은 있다.
이런 another로서의 가능성이 아마도 새로운 SNS들에게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르겠다.
Cyworld의 재미있는 관계도 좋지만, 목적을 가지는 관계(그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아직...)를 또 만들고 싶다면, 그것은 아마도 cyworld안에서는 어려울 것이다.
그 목적을 해결해줄 수 있는 SNS가 있다면 cyworld의 another로서 선택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즘 많은 조직들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 같다.
본인들이 생각하는 서비스가 시장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 것이고, 그 문화로 인해 새로운 인터넷 환경이 조성 될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의욕차게 진행할 것이다.
그런데, 서비스를 만들다 보면 많은 경우 왜? 라는 질문의 답보다는 이정도는 되야 뭔가 다르지라는 일방적 방향의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스스로를 보게된다.
항상 머리속에 작품말고 제품을 만들자고 다짐하지만... 어느날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역시나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한 흔적을 보게된다.
그건 나 스스로 단순하고 쉬운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때문일 듯 하다. 당연히 능동적 사용자에 적합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러면 쓰겠지라는 예측은 99% 빗나간다. 그렇게라도 해야지 않겠나? 라고 반문하겠지만, 대답을 찾기위해 얼마만한 노력을 하는가도 스스로 물어야 겠다.
사용자 조사 몇번하고.. 스스로 세뇌하고.. 답이라고 믿는 것은 예측에서 그리 멀리 가지 못한게 아닐까?
기존의 서비스들의 폐쇄성(대한민국 포털에게 퍼붓는 비판에서 보이는...)에 증오를 표시하는 것보다.. 그 폐쇄성에 안락함을 느끼는 대부분의 사용자(이글에서 수동적 사용자라고 표현한..)들이 더 안락함을 느낄 만한게 무엇인지 그 안락함의 정체가 무엇인지 더 고민해 보는게 더 발전적이라고 오늘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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